최근 캠핑문화가 간소화·편리화 추세로 접어들면서 캠핑카의 인기가 날로 높아지고 있다. 캠핑카는 텐트처럼 설치와 해체의 번거로움이 없어 어디서든 캠핑을 할 수 있는데다 음식 조리, 세면 등 사실상 집에서 할 수 있는 모든 기능을 갖춘 점이 특징이다.
통계청, 캠핑아웃도어진흥원 등에 따르면 2016년 기준 캠핑인구는 약 500만명으로 집계됐다. 캠핑장을 등록 업체 수만 해도 1200개에 달했다. 캠핑을 즐기는 인구가 늘어나면서 캠핑 시장 또한 커지고 있다. 2016년 기준 국내 캠핑 산업의 규모는 1조5000억원에 달한다.캠핑 시장의 성장으로 캠핑카 시장 또한 각광받고 있다. 2016년 기준 국내 등록 캠핑카 수는 1만대에 육박한다. 캠핑카 렌트, 튜닝 등 관련 사업도 생겨나고 있다.
캠핑 인기 편승한 캠핑카, 자체 동력 여부 따라 모터 홈·트레일러로 구분
캠핑카는 숙식이 가능해 장기간 여행을 할 수 있는 자동차를 말한다. 캠핑카는 차에 동력이 장착돼 있는가의 여부에 따라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모터 홈(Motor Home)은 내부에 캠핑 시설이 갖춰져 있으며 자체 동력을 이용해 움직일 수 있는 차량을 말한다. 모터 카라반(Motor Caravan)으로도 불린다. 반대로 자체 동력이 없어 차량의 후미에 연결해 움직이는 캠핑용 카라반은 ‘캠핑 트레일러(Camping Trailer)’라 일컫는다.
국내 캠핑카 시장이 활성화 된 것은 비교적 최근의 일이다. 2007년 국내 등록 캠핑카 숫자는 346대에 불과했으나 이후 급속도로 성장해 2016년에는 9231대까지 늘었다. 10년 여 만에 약 300배가 늘어난 셈이다. 이 중 모터 홈은 1680대, 트레일러 형태의 캠핑 카라반은 7551대 등이었다.
캠핑카가 각광받으면서 관련 산업도 덩달아 인기를 끌고 있다. 캠핑카 렌트업이 대표적이다. 한 대 당 수천만원대를 호가하는 캠핑카를 구매하기 부담스러워하는 이들은 렌트라는 방법을 이용해 대리만족을 느낀다.
렌트 비용은 트레일러 차량이 모터 홈보다 10여만 원 정도 저렴한 편이다. 트레일러의 특성상 차량 후미에 장착해야 하고 이동과 주차에 어려움이 많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 모터 홈의 수요가 증가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태일 애니캠핑카 이사는 “트레일러 차량은 여행을 마치고 나면 일반 주차장에 세울 수도 없어 보관에 어려움이 많아 캠핑장에 맡겼다 찾아가는 경우가 많다”며 “차량 관리의 부담이 크고 폭염으로 장거리 여행이 줄어들면서 모터 홈의 수요가 많이 늘었다”고 분석했다.
캠핑카를 찾는 수요층의 대부분은 아이를 둔 가정이다. 애니캠핑카에 따르면 이용자의 절반 이상인 60%는 가족을 동반한 40대였다. 35~39세도 20%에 달했다. 최근에는 20대부대 30대 초반의 캠핑카 렌트 수요도 늘었다. 이들은 비용 문제로 저렴한 캠핑 트레일러를 선호하는 경향이 짙다.
캠핑카를 이용한 여행은 가족 단위로 이뤄지는 만큼 선호하는 여행지 역시 휴양지를 찾는 경우가 많다. 김형석 하이캠핑카 대표는 “거리가 멀어도 친환경적이고 자연적인 휴양지를 찾는 경향이 크다”며 “요즘은 대부분의 휴양지에 캠핑장이 갖춰져 있어 장소에 상관없이 어디든 떠나는 편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가평이나 춘천 등에 오토캠핑장이 많이 생겼고 특히 자라섬을 방문하는 고객이 많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낡은 중고차를 캠핑카로 튜닝…11인승 승합차부터 개조 가능
현행법에 따르면 11인승 이상의 승합자동차에 한해 캠핑카 개조를 허용하고 있다. 각종 개조 요건을 충족해야만 등록이 가능하다. 튜닝 시 차량 중량을 함부로 늘려선 안 되며 환기장치 및 오·폐수 수거장치 등을 견고하게 설치해 외부로 유출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차량 내에 누전차단기와 소화기를 설치해 화재에 대비해야 한다.
캠핑카 튜닝은 저렴한 가격으로 차를 장만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중고차를 개조하는 만큼 튜닝 과정에서 본체가 손상될 우려가 높다. 제대로 개조하지 못할 경우 캠핑카를 되팔 때 튜닝에 투자한 만큼의 값을 받을 수 없다는 단점도 있어 되도록 전문 업체를 이용하는 것이 유리하다.
캠핑카는 기존 차량보다 크기가 크기 때문에 이용 시 주의할 점도 많다. 전문가들은 길고 높은 차량의 특성 탓에 주차나 이동 과정에서 다른 차와 부딪힐 위험이 높다고 경고했다. 김형석 하이캠핑카 대표는 “여름철 해수욕장이나 갯벌 주변에서 캠핑 시 차가 모래나 뻘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응 점에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차량 내 전기기구를 사용할 경우 방전이 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대부분 캠핑카는 태양광을 이용해 전기를 충전하지만 저녁에는 냉·난방에 많은 전력이 소모돼 배터리가 금방 떨어질 수 있다.
이태일 애니캠핑카 이사는 “태양광으로 충전이 돼도 계속 냉·난방을 하다보면 금방 방전돼 전기기구를 사용할 수 없게 된다”며 “이왕이면 전기 충전 시설이 갖춰진 정식 캠핑장을 이용해 사전에 이런 변수를 예방하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캠핑 중 절도 또는 무단침입 등의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휴식과 취침 시 캠핑카 주변 점검도 필수다. 이태일 이사는 “캠핑지의 대부분은 여행객이 많이 밀집한 곳인 만큼 치안이 취약하다”며 “다양한 변수를 고려해 안전을 최우선적으로 신경써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