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산 정발산 공원
봉긋 솟은 봉우리도 없이 동서로 길쭉하게 뻗어 드라마에 자주 등장하는 일산의 예쁜 집들을 병풍처럼 두르고 있는 곳이 정발산이다. 정발산은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에 있는 산으로 해발 88m밖에 되지 않지만 정발산동 마두동 장항동 등에 걸쳐있는 일산지역을 대표하는 산이다. 정발산이라는 명칭은 오래전 이 일대에 정 씨와 박 씨가 살아 정박산이 되었다가 후에 정발산이 되었다는 유래도 있고, 특별한 산봉우리가 없이 솥과 같이 민둥하고 산 아래쪽은 마치 밥주발과 같이 넓적하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정발산이 있는 정발산 공원은 일산 호수공원과 가까이 있으면서도 주변에 사는 주민들에게는 산책하기 좋은 숲일 뿐만 아니라 체력단련을 하고 몸과 마음을 치유해주는 숲으로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공원으로 자리 잡은 곳이지만 외지인들에게는 그리 많이 알려지지 않은 곳이다. 동서남북 사방에서 진입할 수 있고 대중교통으로 접근하기도 편리해 일산 호수공원과 이곳 정발산 공원을 연계해 하루 코스로 지금 다녀간다면 산과 호수에서 느끼는 가을 정취를 동시에 만끽할 수 있다.
▲마두역에서 정발산 가는 공원길
▲아파트 단지 공원길에서 정발산으로 가는 구름다리
일산은 아파트 단지와 단지 사이가 공원으로 조성되어 있고 신도시로 형성된 지 오래된 만큼 빼곡하게 들어선 나무들도 그 세월을 함께했기에 한여름의 무성함과 노랗고 붉게 물들어가는 숲이 하늘을 가리고 터널을 이루며 도시 전체가 공원이라 해도 될 만큼 계절의 변화를 아름답게 느낄 수 있는 곳이다.
3호선 마두역 6번 출구로 나와 낙민초등학교를 끼고 아파트 단지 공원 사이를 지나 구름다리를 건너면 예쁜 집들이 있는 마을과 정발산공원으로 이어진다. 어디서 출발하든 전망대가 있는 산 정상까지 20분 정도면 오를 수 있다. 구름다리 위에서 양방향으로 달리는 차도의 가로수들도 가을의 절정을 보여주고 있다.
▲구름다리 위에서 바라본 가로수길
▲정발중학교 후문
구름다리를 건너 정발중학교 후문 계단으로 올라 살짝 숨이 가쁘다고 느끼며 5~10분 정도 오르면 전망대가 있는 정상이다.
▲정발중학교 후문에서 정상으로 이어지는 길
정발 중학교 후문에서 출발해 오르막길 마지막에 서면 체력단련장이 있고 코앞이 전망대인 평심루가 있는 곳이지만 정상에 서는 것은 한 바퀴 돌아 본 후로 미룬다. 도서관 미술관 공연장 등이 있는 문화공간 아람누리 방향으로 내려간다. 언젠가 맨발로 지금의 이 코스를 한 바퀴 돌아본 적이 있다. 혹시 무엇엔가 찔려 발이 아프지 않을까 하는 약간의 염려와 달리 발바닥에 와 닿는 느낌이 그렇게 촉촉하고 좋을 수가 없었다. 때로 몸이 아픈 사람이 맨발 걷기를 꾸준히 하며 건강을 회복하기도 하고 일상에 지친 사람들의 심신을 달래 주기에도 손색이 없는 길이다.
정상부에서 아람누리 방향으로 내려오면 아람누리, 롯데백화점, 일산 동구청이 있고 지하철 3호선 정발산역을 지나 일산 호수공원 가는 길이 나오는 지점이다. 또한, 일산 동구청 주변에 주차공간도 있어 차를 가지고 왔다면 이곳에서 주차하고 출발해도 좋다. 정발산으로 오르는 길은 이곳 아람누리가 있는 곳과 공원관리과, 고양시립 마두 도서관, 국립암센터 옆 잔디광장, 정발중학교 후문 등 여러 곳이 있다. 차를 가져와 주차장이 있는 곳에서 출발하고자 한다면 고양 교육지원청(아람누리 주변), 공원관리과, 마두 도서관에서 하면 된다.
경사 없이 평지처럼 걷는 이 길은 왼쪽 옆으로 아람누리를 끼고 오른쪽은 편백 나무가 빼곡하게 들어선 울창한 숲을 지나게 된다. 큰 산 못지않은 깊은 숲을 지나는 느낌이 들게 하는 곳으로 11월인데도 숲은 여전히 한여름처럼 무성하다.
일상의 삶에 지치고 생각이 복잡해질 때 혼자 이 길을 걷다 보면 정신도 맑아지고 마음 정리가 되니 몸은 절로 가벼워져 자주 찾아도 늘 새로움으로 마주하게 된다. 다람쥐 꿩 청설모를 흔히 볼 수 있고 비가 내린 후 찾으면 유난히 더 맑게 느껴지는 숲만큼이나 지저귀는 새소리 또한 청아하다.
산 아래쪽 편백 나무숲을 지나면 정자가 있는 전통정원 연못에는 여름이면 연꽃도 피어오르고 약수터가 있어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이곳 약수에 목을 축이고 쉬었다가 다시 올라가곤 했던 곳이다. 지금은 물도 거의 나오지 않고 졸졸졸 나와도 마시는 물로는 적합하지 않다는 판정이 내린 안내표지가 있다.
아람누리를 끼고 편백 나무숲을 지나 이곳 전통정원까지 오면 바로 정상으로 올라가는 약수터 옆길과 소나무 숲이 있는 곳으로 돌아서 올라갈 수 있는 길이 있다. 양옆으로 소나무가 줄지어 서 있는 그 길에 소나무 사이를 뚫고 숲으로 스며든 빛줄기가 계단처럼 펼쳐지면 행복감도 더해진다.
오르는 길이 다양한 만큼 산책 코스도 다양하다. 정발중학교 후문에서 출발해 정상 아람누리 다시 정상으로 올랐다 내려오는 약 한 시간 정도인 이 코스에서 소나무 숲길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곳이다.
▲양옆으로 소나무가 줄지어 서 있는 숲길
▲전날 내린 비로 촉촉한 숲에 아침 햇살이 따스하게 스며들었다.
▲전망대 오르는 길
소나무 숲길을 지나 조금 내려갔다가 마지막 정상으로 오르는 길은 이 코스에서 가장 가파르게 오르는 나무 계단이다. 물론 전망대부터 갔다가 반대로 돌면 이 계단은 내리막이 될 테다. 하지만 계단은 조금 힘들더라도 내리막보다는 오르막이 다리 건강에도 좋으니 선택은 늘 오르막이다. 이 계단을 오르면 왼쪽은 마두 도서관과 잔디광장으로 내려가는 길 오른쪽은 전망대 평심루가 있는 곳이다.
봄날이면 벚꽃과 평심루의 조화가 아름답게 펼쳐지는 곳이기도 하고 주변을 노란 개나리와 진달래 철쭉이 감싸는 곳이다. 일산 시내가 내려다보이는 평심루에 올라 너른 평상 위에서 쉬어가기도 좋고 주변 소나무 숲도 발길을 잡고 오래 머물고 싶게 한다.
산이라기보다는 공원이라 해야 할 정도로 낮은 곳이지만 날씨가 좋은 날 이곳에 서면 북한산이 가깝게 보이고 새해 첫날 인근에 사는 주민들이 이 주변을 가득 메우고 해맞이를 하는 곳이다. 정발산 공원은 울창한 숲의 청량함과 적당한 오르막과 내리막으로 이어지며 산책하기 좋아 호수공원과 더불어 일산 시민이 사랑하는 휴식공간이자 문화공간이다.
일산 호수공원과 정발산 공원 사이에 지하철 3호선이 있다. 지하철 3호선 마두역이나 정발산역, 일산 호수공원 제4주차장 폭포광장이나 제3주차장에서 걸어서 이동할 수 있는 거리다. 그렇기에 일산 호수공원과 이곳 정발산 공원을 연계해 트래킹 코스로 잡아도 좋다.
▲정발산 정상 소나무 숲에서 바라본 평심루와 평심루 앞에서 바라본 북한산
여행정보
-주변 가볼 만한 곳
일산 호수공원/원마운트/한화 아쿠아 플라넷/웨스턴돔/일산 밤가시 초가/일산시장/화전동 벽화마을/중남미 문화원
고양 어린이 박물관/행주산성/원당 종마목장/서오릉/서삼릉 등
-먹거리
라페스타, 웨스턴돔, 원마운트, 정발산역에서 호수공원 가는 길에 먹거리들이 즐비하다.
출처 : 경기관광포털
글쓴이 : DREAM